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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F 냉이의 음악캠프

[♡냉이♡]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언니네 이발관은 우리나라 모던락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밴드다. 아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는 보컬만 예쁜 여자로 바꾸면 미디어에 띄워주겠단 소리도 들었던 밴드. 그래서 리뷰 쓰기 겁난다……만 좋은건 써야지. 어차피 개인 리뷰인데

요새 리뷰가 뜸한 것에 대해 일단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예의상 드려야 겠단 생각이 든다. 결혼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다. 이해좀 ^^; ㅋㅋ

언니네 이발관은 그냥 누구나 들을만한 음악으로 다가왔고 시간이 지나자 사실상 필자에겐 피해야 할 밴드 조차 되었다. 피해야 하는 조건은 별게 아니고 별다른게 없으면 피하게 되는 것. 더구나 난 감각적인것에 끌리는 경향이 있는데 언니네 이발관은 점점 그런거랑은 멀어졌다. 그냥 편하게 나오는대로 음악을 하고 있었다. (편하게 나오는대로가 나쁜건 아닌데.. 암튼 의미는 대강 이해 하시길.)

어느날 아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언니네 이발관 들어봤어 ? "
"아뇨 . 왜요 ? "
"좋아!"
"아 그래요? 어떻길래"
"이번엔 정말 좋아! 들어봐"

우연이었을까 음악잡지 뿐 아니라 이런저런 매체에서 그날부터 심심치 않게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근데 좀 의미가 심장만했다. 음악에서 멀어졌던 뮤지션이 갑자기 머리에 총맞은 것처럼 돌아와선 거의 편집증 지경에 이르면서까지 집착해서 만들어버린 고뇌의 산물. 상황 자체도 상당히 극적이어서 더 끌렸다.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CD를 사버렸다.

처음부터 이 음반은 그간 들어왔던 언니네이발관에 대한 신물, 뿐만 아니라 다 비슷비슷해서 이젠 지겹기까지 한 한국의 모던락 자체에 대한 답답함을 날려버렸다. 진지하고 알찬 음악. 단단히 다져진 사운드. 처음부터 끝까지 끄기 미안할 정도의 진행. 그렇다. 언니네 이발관은 정말 진정으로 음악을 만들어낸것이었다. 감사합니다 ㅠㅠ

개인적으론 한국 음악씬에서 명반이 하나 나왔다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한국말은 너무 익숙해서 가사를 듣다보면 가끔 코웃음 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정말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았다.
이 음반은 전체를 다 순서대로 들어줘야하는 그런 분위기상의 무언가가 있음에도 굳이 한 곡 마음에 드는걸 고르라면 난 '의외의 사실'이라는 곡을 한 곡 뽑고 싶다. 약간은 업된 느낌의 곡인데 상당히 쫀득한 음악과 절묘한 악기들의 소리가 일품이다.

아무튼 아직까지도 못들어보신 분이 있다면 들어보시길. CD사는 것? 아까워하지 않으셔도 될 듯 싶다.

Track List

001. 가장 보통의 존재
002.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003. 아름다운 것
004. 작은마음
005. 의외의 사실
006. 알리바이
007. 100년 동안의 진심
008. 인생은 금물
009. 나는
010. 산들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