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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F 냉이의 음악캠프

[♡냉이♡]LoLo's - P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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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디밴드 소개는 처음인 것 같다. 지인의 추천으로 듣게 된 LoLo's의 Pax. 인디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퀄리티가 좋다. 마이너틱한 사운드는 좀체 찾아볼 수 없이 세련되었고 음악과 음향 모두 상당하다.

이 음반을 듣다가 생각난 사람이 있었는데 뉴에이지풍의 음악을 마구마구 쏟아냈던 작곡전공 동기녀석이 생각났다. 꼭 그 녀석의 음악같았달까. 최근에 나오는 무늬만'뉴에이지'인 음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뉴에이지 적인 요소가 강하고 그러면서 이 밴드만의 독창적인 음악 진행이 잘 결합되어 익을대로 익은 '언니네이발관'과 더불어 내 손에 꼽을만한 밴드에 속하게 되었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조용하고 정적이다. 시종일관 불안한 정서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긴장감을 느끼게 하지는 않는다. 긴장하되 충분히 늘어진 상태의 긴장감이다. 갖은 일과에 찌들은 사람이 집에 들어와 자기의 인생에 대해 돌아볼 때쯤의 그런 느낌?

전체적으로 잊혀진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듯하다. 하지만 Pax 상당히 성(聖)스러운 평화, 또는 그런 제스츄어(구체적으로 입맞춤)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잊혀진 사랑과 평화라. 가사는 상당히 단어화 되어있다. 절대 긴문장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조각조각 떨어진 그 가사들은 약간은 희한한 이미지 마저 만든다. (ex. DoReMi中에서 : 지나가/Hey it happens/ 달!나와!/ Pleased it Happens...) 가끔은 격정적이면서도 상당히 섬새한 음악이다. 무슨 음악이든 마찬가지지만 이 음반은 특히나 조용한 밤에, 아니 고요한 밤에, 아니...적막한 밤에 듣는다면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한국에 존재하는 음악은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수면에 올라온 것 중에서도 가장 반짝이는 것에만 관심있는 이 나라의 전반적인 취향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채 사장되는 음악들이 상당하다. 그래서 특히나 인디의 불모지라고까지 하는 것이다.(개인적인 생각으론 문화의 불모지다) 굉장히 연주를 잘하는 인디도 있고, 카피를 끝내주게 하는 밴드도 있고, 그리고 자기만의 색을 고스란히 뽑아낼 수 있는 밴드가 있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도 크게 나쁘지만은 않지만 기왕이면 LoLo's처럼 자신들의 색을 뽑아내는 그런 밴드가 많아지길 바라는건 '예술은 정신이다' 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너무도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인듯.

Track List
001. Intro
002. I Say
003. 방 안에서
004. 비행
005. It's Rainning Pt.1
006. It's Rainning Pt.2
007. DoReMi
008. 바람
009. Pax
010. 너의 오른쪽 안구에서 난초향이 나
011. Habracadabrah
012. She didn't go to the party